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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와 디자이너 이야기 ① - 라프시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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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BO

2021.12.07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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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우치아 프라다(좌)와 라프시몬스 (우)  

패션계에 새로운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20년 4월 2일부터 라프 시몬스가 미우치아 프라다와 함께 프라다의 공동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합류한다는 소식이다. 2005년에 라프시몬스가 프라다 그룹 소속이였던 질샌더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했기에 이미 프라다와 인연이 있었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라프 시몬스에 대해 들어봤겠지만

일반인들에게는 프라다는 알아도 라프 시몬스는 생소할 수도 있다.


라프시몬스 그는 누구인가?​

라프 시몬스는 패션을 전공하지 않은 몇 안 되는 디자이너이다.

라프 시몬스는 앤터워프 왕립 예술학교에서 산업디자인과 가구디자인을 전공했다.

가구디자이너로 활동하던 그는 1991년 파리 패션위크에서 마틴 마르지엘라의 패션쇼를 접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라프 시몬스는 패션쪽으로 전향한다. 패션 관련 정보를 독학한 라프시몬스는

모교의 패션학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1995년 '라프시몬스'라는 레이블을 런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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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프시몬스의 시작. 1995/1996 F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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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6/1997 F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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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프시몬스를 세상에 알린 컬렉션 02SS

라프시몬스' 레이블은 초기에는 유스컬처와 포스트펑크, 뉴웨이브 등 음악의 영향과 서브컬처와 유스컬처 문화의

영향을 받아 반항적이고 파격적인 옷을 만들었다.

이러한 '라프시몬스' 레이블의 특징은 02SS를 보면 잘 드러나 있다.

'Woe Onto Those Who Spit On The Fear Generation…The Wind Will Blow It Back’

이라는 주제로를 들고 나온 02 컬렉션은 런웨이 시작과 동시에 신호탄을 들고 뛰는 모델이 압권이다.

도시 게릴라와 테러리스트를 형상화한 이 컬렉션은 모델들이 터번을 쓰고 맨발로 나와 반항적이고

호전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이 유스문화의 영향을 받은 '라프시몬스' 레이블은 유스문화에 대한 주제로 계속해서 컬렉션을 꾸려간다.

하지만 이후 라프 시몬스가 질샌더, 디올 등에 몸담게 되면서 미니멀리즘에 영향을 받아

2006년 이후로 의복 자체의 현대적인 실루엣 그 자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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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프시몬스의 오버핏 셔츠 2017 S/S

디올에 몸 담았던 2012년 이후, 라프 시몬스는 여성복에서 많은 요소들을 들고 왔다.

여성복에서 흔하게 쓰이는 오버핏 셔츠, 롱한 기장 등의 요소를 들고 와서 남성복에 결합시켰다.

이렇듯 새롭게 탄생한 '라프시몬스'의 남성복은 해체주의적이며 젠더리스한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했다.

디자이너로서 라프시몬스의 가장 뛰어난 능력은 다양한 분야의 예술적 모티브를 활용하는 것이다.

그는 음악, 영화, 등의 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그들의 감성을 활용하여 의류를 제작한다.

이러한 다양한 분야의 영향을 받은 '라프시몬스' 레이블은 정밀한 테일러링에 미니멀한 디자인,

거기에 팝적인 프린팅이 더해진 스타일로 새로운 장르를 추가했다고 했을 만큼 과감하고 영한 감성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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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SS 컬렉션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한국에서는 한글이 컬렉션에 등장해 많이 알려진 18SS 컬렉션은

 라프 시몬스가 2017년에는 <블레이드 러너>에서 영감을 받아 뉴욕차이나 타운에서 선보였다.

 자욱한 안개와 붉고 파란 네온 사인 등 <블레이드 러너> 영화의 예술성, 창조성을 바탕으로

 미래 세계의 의복을 새롭게 재창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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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스와 졸업에서 영감을 얻은 CK 205W39NYC 19SS

캘빈 클라인에서 진행한 205W39NYC 19SS 컬렉션 역시 영화 <죠스>와 영화 <졸업>에서 영감을 얻었다. 

영화 <죠스>에서는 해변의 아름다움, 금기와 유혹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영화 <졸업>에서는 

세대 간 다른 복장규정을 통해 문화와 공동체의 변화를 탐구하면서 젊음과 성숙함, 여성과 남성, 고난과 특권, 반항과

 보수주의 등의 다양한 환경과 세계 사이의 긴장감이 컬렉션에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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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프시몬스 2003 FW

라프시몬스' 레이블은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 또한 진행하고 있다. 라프 시몬스는 다양한 협업을 통해

서브 컬처와 유스 컬처가 가진 감성과 태도를 패션으로 녹여냈다. 특히는 그는 뉴웨이브, 신스 팝, 포스트 펑크 등의

 새롭게 떠오르는 음악 장르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러한 문화의 디테일들을 그의 옷 속에 담아두었다.

라프 시몬스는 포스트펑크에 크게 매료되어 있었는데 그가 좋아하던 조이 디비전의 앨범아트를 제작한

피터 사빌과 협업을 하게 된다. 현재까지도 회자되는 2003 FW 컬렉션은 그의 유스 문화와 패션의

감각적인 조화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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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털링 루비와 협업을 한 2014 F/W. 라프시몬스의 역사 중 큰 부분을 차지한다.

라프 시몬스는 순수 예술에도 관심이 많았다. 스털링 루비는 미국 사회가 가진 부조리한 문제들을 바탕으로 한 작품을

 선보이는 설치 예술가였는데 2014년에는 그녀와 협업하여 2014 F/W 컬렉션을 진행하였다.

이렇게 유연하게 다양한 분야와 협업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라프시몬스가 다른 디자이너와 달리

패션을 전공하지 않아 좀 더 폭넓은 사고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2014 컬렉션은 대담한 색상 활용, 환각적인 이미지가 돋보인 컬렉션으로서 옷에는 회화적인 요소가

많이 적용되어 하나의 작품처럼 보이게 하였다.

라프 시몬스는 라프시몬스 레이블에서만 디자인을 한 것이 아니다.

그는 질샌더, 디올, CK, 에서 디자이너를 맡아 한 적이 있고 현재에는 프라다에서 디자이너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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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와 볼륨을 질샌더에 가져온 라프시몬스 2011 SS

2005년, 라프 시몬스는 추락하던 질샌더의 디자이너로 부임하게 된다. 당시 디자이너 질샌더가 프라다그룹과의 마찰로

 떠나면서 질샌더만의 정체성을 잃게 된다. 하지만 라프 시몬스가 질샌더에 들어오게 되면서 특유의 간결함과 단순함이

 딱딱하게 보일 수 있는 질샌더에 매시즌 새로운 컬러 믹스매치로 우아함과 부드러움을 주었고

 이는 질샌더의 새로운 색이 된다. 

이로서, 질샌더는 새롭게 트렌디한 브랜드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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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프시몬스의 오뜨꾸뛰르 첫 도전 디올 2012 couture

이후 라프 시몬스는 2012년 불명예스럽게 사임한 존갈리아노의 뒤를 이어 디올의 수석디자이너를 맡게 된다.

기성복 디자이너인 라프 시몬스가 확고한 정체성과 오랜 역사를 지닌 명품브랜드의 수석디자이너가 되어

오트 쿠튀르 (고급 맞춤복, 예술적인 성향이 강하다)를 진행한다는 것은 어려운 도전이였다.

갑작스럽게 디올의 수석 디자이너가 된 라프시몬스는 8주후에 있을 오뜨꾸뛰르 컬렉션을 바로 맡게 되었다.

짧은 준비 기간이였지만 그가 그려낸 디올 오뜨꾸뛰르는 디올의 40년대 발표한 실룩엣을 유지한 채 간결하고

 실용적인 디자인으로 풀어냈고 라프시몬스의 첫 컬렉션은 디올을 젊게 만들었다며 극찬을 받았다.


라프 시몬스가 오뜨꾸뛰르를 준비하는 8주 간의 과정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인 "디올 앤 미"를 보면

더 그때의 상황을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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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실패를 맛본 브랜드.CALVIN KLEIN 205W39NYC 2018 FW

2016년에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캘빈클라인으로 들어가게 된다. 캘빈클라인은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브랜드이지만

 하우스 패션 브랜드라고 보기 어렵다. 캘빈클라인과 라프 시몬스의 만남은 캘빈 클라인을 고급화시키고 미국적인

 복식 문화와 라프시몬스의 대담한 영감이 만났을 때의 컬렉션이 브랜드의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는 실제로 205w39nyc 컬렉션은 예술적으로 접목시킨 다양한 레이어드룩을 제시하며 하이패션의 일상화을

 시도하며 브랜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경영진과의 마찰과 의견 차이, 과도한 마케팅으로 많은 투자를 했지만

 수익이 저조하다는 이유 등으로 계약기간이 8개월 남았음에도 사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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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FW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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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SS 컬렉션

프라다는 철저하게 프라다 가족들에 의해 운영되던 브랜드였다.

그동안 40년간 미우치아 하지만 이번 영입은 이러한 룰을 깨고 처음으로 외부 디자이너를 영입한 것이다.

프라다 창업 이후로 첫 외부 디자이너가 영입되었다는 점과 미우치아 프라다의 나이로 미루어보아

은퇴를 준비라는 것이 아닌가라는 예측도 있었지만 미우치아 프라가는 자신은 아직 은퇴 생각이 없다며

위 소문을 일축했고 라프 시몬스 또한 모든 작업이 철저히 두 사람의 공동작업이 될 것이라고 알렸다.

라프 시몬스로서는 캘빈클라인에서의 실패를 만회할 기회이고 프라다라는 브랜드의 색은 라프시몬스의 색과

 잘 어울리는 좋은 자리였다. 프라다로서도 올드한 브랜드 이미지를 정비할 수 있고

경직된 브랜드 디자인에 새로운 색을 추가할 필요가 있었다.

현재 2022SS까지 공동 크레이티브 디렉터로서 디자인을 하고 있으며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프라다를 보여주고 있다.

 라프시몬스가 대단한 점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오랜 시간 디자인을 했음에도 트렌드를 놓치지 않고 

젊은 감각을 유지한다는 점에 있다. 패션은 계속 변화하는 것인데 그 또한 계속 변화하고 있다. 또한 젊은 문화를 이해하고

 그 문화의 강점을 활용하는 그의 디자인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고 있다. 라프시몬스의 프라다는

 그의 디자인 철학에 따라 어떠한 모습으로 바뀔지 기대가 된다.

지금까지 라프시몬스에 대해 알아보았다. 라프시몬스 말고도 패션에 영향을 미친 디자이너는 많이 있지만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디자이너는 라프시몬스였다. 아디다스와의 콜라보를 하여 만든 라프시몬스 뉴러너를 통해

 패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패션에는 좀 더 넓은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기에 라프시몬스를 가장 먼저 다루고 싶었다. 

다음 디자이너와 브랜드는 어떠한 이야기를 다룰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첫 글로 라프시몬스에 대해 적은 것은

 정말 좋은 선택이였다고 생각한다. 좀 더 라프시몬스에 대해 알릴 수 있어서 기뻤다.

좀 더 좋은 글로 다시 뵐 수 있으면 좋겠다.




댓글 20
  • profile_image

    Ch4u

    잘 보고 갑니당!!

    2021.12.24 16:30
  • profile_image

    머머리맨

    문무를 겸하기위해 들릅니다

    2021.12.27 04:41
  • profile_image

    likeKzy

    잘 읽었습니다!!

    2021.12.28 21:57
  • profile_image

    우정행

    너무 잘 읽히네요

    2021.12.31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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